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제주 제2공항 10년 갈등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가?

2025. 12. 30. 09:18자료실/성명/논평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제주 제2공항 10년 갈등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가?

 

갈등유발자이자 당사자인 국토교통부의 답변은 필요 없다. 대통령실이 직접 대답하라!”

동문서답 거짓말로 제주도민과 국민을 우롱하는 국토교통부 제주지방항공청을 규탄한다

 

지난 721일 대통령실에 전달한 제주 제2공항 갈등 해결을 위한 제주시민사회 진정서에 대한 답변이 한 달 만에 나왔다. 그런데 답변 주체는 대통령실이 아닌 제주지방항공청이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이후 기본·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이다. 우리는 먼저 국토교통부의 업무를 집행하고 있는 일개 실무부서가 대통령을 대신하여 답장을 보내왔다는 사실에 대해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 제2공항은 지난 10년째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제주 지역사회 최대현안이다. 2공항 계획부지 마을주민을 비롯하여 117개의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대통령이 제2공항 10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설 것을 호소했다. 제주 제2공항 사업은 문재인 정부 시절 공식적인 도민여론조사에서 도민 다수가 반대하고 환경부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하여 사실상 무산된 사업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내란정권과 하수인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주도민의 의사도,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검토의견도 무시하고 다시 강행하여 갈등을 증폭시켰다. 그래서 우리는 윤석열 내란정권이 정치적 목적으로 강행해온 적폐사업인 제주 제2공항을 전면 재검토하고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방향에서 10년 갈등을 해결할 것을 요청했다. 광장의 힘으로 집권한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주권정부라고 한다면 당연히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를 갈등의 유발자이자 당사자인 국토교통부, 그것도 일개 실무부서로 떠넘기고 나몰라라 하는 것이 정녕 제주지역 최대현안을 대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입장인가? 절대 다수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요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는 마이동풍이 국민주권정부의 실상인가?

안 봐도 뻔한 국토교통부의 대답은 필요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 제2공항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10년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대통령실이 직접 대답하라.

 

실제로 국토교통부 제주지방항공청의 답변은 갈등 해결의 의지를 보여주기는커녕 도민의 분노와 갈등을 부추기는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답변에서는 2055년 연간 항공여객이 4천만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제2공항을 추진한다고 했다. 그러나 제2공항 건설의 근거로 내세웠던 수요예측은 이미 현실에서 완전히 빗나가고 있다. 2공항 건설을 결정할 당시 올해 2025년 제주도 항공수요는 연간 3,9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실제 항공수요는 연간 3천만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거의 1천만명 줄어든 수치다.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할 근거도 없다. 인구는 줄고 고령화는 가속화되고 있으며, 젊은층의 재방문 횟수도 줄어들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는 물론 환경부와 제주도에서도 수요예측 재검토를 요구한 이유다. 그런데 제주지방항공청의 답변에는 이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다. 이미 빗나간 과거의 수요예측을 근거로 제2공항 건설 필요성만 강변함으로써 도민의 분노와 갈등을 더욱 부채질하는 작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답변서에는 활주로는 동서 방향으로 배치되어 측풍으로 인한 항공기 사고 위험이 우려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매우 충격적이다. 사전타당성 검토에서부터 기본계획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어떤 공식적인 자료에도 측풍으로 인한 항공기 사고 위험을 제2공항 건설의 근거로 제시한 적이 없다. 그러므로 국토교통부와 제주지방항공청은 이 답변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제주공항의 측풍으로 인한 항공기 사고 위험에 대해 공식적인 평가가 있었는가? 국토교통부와 제주지방항공청은 수십년 동안 국제적인 안전기준에 미달하는 위험한 공항을 운영해 온 것인가? 이번 답변의 근거를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한다면 제2공항 필요성을 강변하기 위해 제주도민과 국민을 겁박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항공사고로 국민의 불안이 여전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협박카드로 사용한 제주지방항공청장은 무책임한 답변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제주지방항공청이 진정으로 항공 안전을 중심에 두고자 한다면 제2공항의 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검증부터 선행해야 한다. 이미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국책연구기관 전문가들은 시종일관 조류와 그 서식지를 보호하면서 항공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서 공항입지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려되었던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협의로 뒤집어버린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결정이 현실까지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답변에서 조류 등의 조사를 통해 환경보전 대책을 수립한다고 했지만, 국제적 보호종 등 조류의 서식환경을 보전하면서 조류충돌 위험을 예방할 묘수는 있을 수 없다.

 

2공항 예정지 주민들과 제주도민들에게는 너무도 길고 고통스러운 10년이었다. 소모적인 갈등은 이제 끝내야 한다. 제주지방항공청의 답변은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10년의 갈등을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음을 재확인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이미 제주도민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고 갈등을 키워온 국토교통부 관료들에게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하여 우리는 10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

 

갈등의 해법은 간단하다. 제주도민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충분한 숙의를 거쳐 제2공항이 제주의 미래에 정말로 필요한지, 2공항의 입지가 환경적으로 적합한지 제주도민들이 결정하게 하면 된다. 그것이 국민주권정부를 내세우고 있는 이재명 정부에 걸맞는 해결 방안이기도 하다.

 

빛의 혁명으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라면, 그 빛은 내란과 구태라는 어둠을 몰아내는 빛이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빛의 혁명을 계승하는 길이다. 내란과 토건투기세력이 남긴 아비규환을 이번에는 반드시 바로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부디 도민사회가 이재명 정부에 거는 기대를 외면하지 말 것을 거듭하여 요구한다. .

 

2025. 08. 25.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