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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후보들은 제2공항 백지화를 공약하라!

제주도민의 요구다!

대통령 후보들은 제2공항 백지화를 공약하라!

오늘부터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위헌·불법적인 비상계엄으로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이 탄핵되어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다. 그러나 단순히 대통령 한 사람을 바꾸는 선거가 아니다. 윤석열 통치 3년의 악정을 바로잡고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극단적인 불평등과 차별, 기후·생태위기,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정치구조와 제도 등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나가는 사회대개혁의 출발점이 되어야 하는 선거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문제는 우리 제주뿐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가르는 시금석 중의 하나다. 2공항 건설은 제주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발등의 불로 다가온 기후·생태위기를 악화시키는 반생태적 사업이다.

2공항 건설은 제주를 탄소 중립, 녹색문명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유력 대선 후보의 공약을 허언으로 만들 뿐이다.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단거리 비행노선은 축소·폐지하는 추세다. 그러나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하여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을 늘린다면 제주는 탄소 공포, 문명역행의 섬으로 전락할 것이다. 공약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제2공항 건설부터 백지화해야 한다.

2공항은 경제적으로도 국가나 지역사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주의 항공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가 예산을 낭비하고, 적자공항으로 전락시킬 것이다. 토건자본과 투기세력에게는 이익을 안겨주겠지만, 도민들에게는 생활비의 상승과 불평등의 심화로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투기거품의 붕괴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되풀이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안전의 측면에서도 제2공항 건설계획은 중단되어야 한다.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항공기-조류 충돌이 항공안전에 얼마나 위협적인지 확인되었다.

국토교통부도 뒤늦게 이를 인정하고 지난 430전국 공항의 안전성 감독 강화와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위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조류유인시설 관리구역을 확대하고, 구역 내 유인시설 설치 제한, 조류 유인시설 협의매수, 조류 서식환경 제거, 첨단 장비 도입 등이 담겼다. 국토교통부의 안전대책을 이행하려면 공항 부지 반경 3km 이내에 있는 과수원들을 폐원하고, 13km 이내에 있는 하도, 종달, 오조, 신산 등 철새도래지를 파괴하고, 149개의 양식장이 폐업해야 한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항공기-조류충돌 문제 하나만으로도 현 제2공항 부지가 공항입지로 부적합하다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하다. 새 정부는 제주 제2공항을 비롯하여 철새도래지 인근에 계획 중인 모든 신공항 건설 계획들을 백지화하고 기존에 운영 중인 공항들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2공항 건설계획은 윤석열 정권의 대표적인 적폐 중 하나다. 전임 정부 때 제주도와 도의회, 국토교통부의 합의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도민 다수의 반대가 확인되었고, 환경부도 입지적으로 부적합하다는 국책연구기관들의 의견에 따라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했다. 그런데 윤석열과 원희룡은 도민의 의사도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검토의견도 무시하고 다시 강행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윤석열이 파면되고 대통령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와중에도 제2공항 건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환경영향평가가 아니다. 국토교통부와 오영훈 제주도정은 우선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모든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

제주 제2공항은 항공수요에 따른 필요성, 경제적 타당성, 환경성, 안전성 등 모든 측면에서 정당화될 수 없는 사업이다. 이에 대해 진지한 검토 없이 무턱대고 강행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거나, 아예 입장을 내놓지 않고 침묵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려는 대통령 후보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우리는 요구한다. 2공항 건설계획의 백지화를 약속하라. 그것이야말로 제주도민을 위한 최고의 공약이다. 수요예측을 포함한 제2공항의 필요성과 타당성, 항공기-조류충돌을 포함한 안전성, 숨골과 동굴을 포함한 환경성 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제주도민의 뜻에 따를 것을 약속하라. 그것이 제주도민의 최소한의 요구다.

2025. 05. 12.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