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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성명/논평

국무총리실은 검증에 앞서 공사중단부터 해야 한다.

국무총리실은 검증에 앞서 공사중단부터 해야 한다.

  지난번 청화대 사회통합수석의 부적절한 언행에 이어, 이번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구성과 역할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우리는 이 모습이 제주 해군기지에 대한 현 정부의 입장이라고 판단하여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26일 진행된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 1차 회의는 위원회 구성을 문제삼아 파행으로 끝이 났고, 이는 이미 충분히 예상되던 일이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한 이유는 애초부터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가 방향을 잘못 잡았기 때문이다.

  크루즈선박의 입항가능성에 대한 기술검토는 이미 실행주체인 국방부가 문제점이 있다고 인정하였고, 2012년 해군기지에 관련된 예산도 이미 국회에서 실질적인 전면 삭감이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재검증한다는 이유로 또 다시 위원회가 설치된다는 것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검토, 국회의 의견, 국방부의 고백을 무시한 것이며, 현재 해군이 진행하고 있는 불법적인 공사를 위한 지원수순이라고 비춰질 뿐이다.

백번 양보하여 더 충분한 논의와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면 현재 불법적으로 진행하려고 하는 해군기지 공사를 즉각 중단시키고, 투명하게 검증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군기지 추진과정에서 국무총리실은 한번도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방법을 조율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해군과 국방부의 입장만을 고려하여, 불법적인 추진과정에서의 문제를 덮어주기에 급급하였다.

명백한 오류로 밝혀진 내용마저 끝까지 붙잡고 강행하려는 태도는 갈등을 더욱 깊게하고 국가정책의 신뢰성에 스스로 먹칠하는 태도다.

국무총리실이 국방부(해군)의 뒤치다꺼리하는 행정부서로 전락한다면 이는 무척이나 불행한 일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를 논리적으로 따져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찬반 의견 '숫자'로 해서 결론을 내리는 방법을 택한다면 이는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뿐이다.

검증위원회 구성을 꼼수로 하여 자신의 과오를 덮기보다는 솔직히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공사중단부터 결정하는 것이 당당한 태도이다. 현 정권들어 영혼이 없는 공무원들을 너무 많이 보아왔다. 이제라도 최소한 상식적인 태도라도 보여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