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주 청와대사회통합수석의 비상식적인 발언을 규탄한다.
19일 제주지역 대학생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이 밝힌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 추진에 대한 입장을 들으면서 우리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표현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사회 갈등비용만 1년에 300조가 소요되며, OECD 27개국 중 사회갈등지수가 4위라는 조건하에서 생겨난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이라는 자리는, 특히나 이명박 정권이 출범하고 나서 국민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는 비판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로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책임지는 책임자다. 즉 불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회통합수석의 기본 임무이다.
그러한 임무를 가진 공직자가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입지선정에서 군사전략적으로 적합하고, 작년 사용하지 못한 예산을 올해 집행해도 된다는 식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도이다. 과연 청와대는 강정마을의 상황을 제대로 보고받고 있는지조차 의구심이 든다.
강정마을에서 발생하고 있는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입지선정 절차상에서 심각한 오류가 있었으며, 사업추진 과정에서도 심각한 불법과 설계상의 오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로잡지 않고 국방의 논리로 지역주민들과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제주해군기지 사업을 강요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갈등의 사례로 떠오른 제주해군기지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은 잘못된 과정을 바로잡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은 대중적인 자리에서 잘못된 과정을 바로잡은 의사가 현 정권에서는 전혀 없음을 표시하였다.
또한 한 사람의 공직자로서 국회의 결정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의 결과는 물론 국방부 재점검과정 조차 외면하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정도는 하등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식의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현 정권을 책임지고 있는 고위관료들의 오만함과 무지가 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고도 크다. 우리사회가 더욱 힘들어지는 이유는 원칙과 내용이 없이 그저 그들만의 인적인 친분관계로 자리를 차지하고, 법이나 절차 따위는 천한 것들이나 지키는 것이라는 특권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사회통합수석’이라는 국가공무원으로서 임무와 양심이 남아 있다면, 지극히 비정상적으로 추진되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예산을 잡아먹으면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지 모르는 ‘국책사업’인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을 즉각 중단시키고, 원점에서 철저히 재검토해야하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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