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신년사

무너지는 공공의 사회적 가치, 시민과 함께 지켜나가겠습니다!

기후위기가 목전에 다가왔음을 느끼게 하는 2월입니다. 찬 바람에 옷을 여며야 하는 시기임에도 대지의 풀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뭇 생명들에게 우리의 봄은 점점 더 가혹하게 다가옵니다. 2월 내내 내린 비로 농업 피해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4월에는 엘니뇨가 최절정에 달해 어떤 기상이변이 우리를 괴롭힐지 앞을 내다보기 쉽지 않습니다.

기후위기만이 문제일까요?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에서 지속되는 전쟁은 우리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오직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움직이는 동안 기후위기, 전쟁위기, 사회위기, 경제위기는 모든 국가의 시민들에게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 세계 곳곳에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상황도 여의치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폭정으로 곳곳에 상처가 나 있고, 시민사회는 더욱 위축되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비상음을 울려대지만, 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민중을 위한 각종 정책을 후퇴시키고, 민주주의를 역행하며 민중들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국회 역시 민중의 삶을 돌보기는커녕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난투만을 벌여왔습니다. 시급히 도입을 해야 하는 제도와 법률이 뒷전으로 밀리고 이에 더 나아가 국회의 고유권한인 입법권을 무너뜨리는 ‘대통령 거부권’ 남발로 국회기능 자체가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국민의 선택으로 국민을 위해, 시민을 위해 헌신해야 하는 정부와 국회가 나란히 국민의 시름만 키워 왔습니다.

제주도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국책사업을 이유로 무리하게 강행되는 제2공항 문제로 도민사회의 갈등과 혼란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지만, 제주도나 제주도의회는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문제에 대해서도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지역이라는 절박함이 있었음에도 뚜렷한 대응은 하지 않았습니다. 도민이 자기결정권을 요구하고 생존권을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냈지만, 제주도나 제주도의회는 이에 대해 분명히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제주의 지속가능성은 점점 그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전 세계적 위기, 한국의 위기, 제주의 위기를 직시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활동에 더욱 매진하고자 합니다. 도민의 미래는 도민의 손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체성을 되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또한 제주도가 다시금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고 나아가 각종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도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려 합니다. 도민과 미래세대가 행복하고 살기 좋은 제주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가장 어둡고 가장 낮은 곳에서 외면받고 소외당하는 이들과 뜨거운 연대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또한 다가오는 4월 총선에 앞서 제주다움의 가치와 정신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회의원 후보들을 검증하고 나아가 제주도의 미래를 진정으로 지켜낼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이를 공약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국회의원 후보임에도 지역의 갈등과 혼란을 진정시키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갈등을 증폭시키고 혼란을 가중하는 정치인에 대해서는 도민의 심판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강력한 활동을 해 나가겠습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제주사회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의제를 제시해 왔습니다. 올해도 제주사회의 주요 현안인 풀뿌리 자치와 지역개발, 노동과 농업, 성평등 및 사회복지, 환경 등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에 더욱 힘을 쏟겠습니다. 그리하여 제주도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도록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행복한 삶을, 쾌적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더 큰 노력을 해 나가겠습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도민과 함께 공공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올해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주공동체의 행복과 제주사회의 지속가능성, 그리고 정의로운 사회혁신과 대전환의 마중물이 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도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함께 움직여주십시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시민과 함께 더욱 뜨겁게 연대하겠습니다.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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