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민단체 주최 '대토론회'서 '북유럽형 역동적 복지국가' 등 다양한 의견 제시돼 ‘주목’
복지국가소사이어티와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등 8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6일 오후 7시 제주벤처마루 백록담 홀에서 ‘복지국가와 6.2지방선거 시민의제 마련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3명의 전문가들의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토론, 종합토론의 순으로 진행됐다. 복지국가 완성을 위한 의제설정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 이상이 교수, “북유럽과 같은 역동적 복지국가 논리 추진해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인 이상이 제주대학교 교수는 첫 번째 주제발표를 통해 북유럽 국가들과 같은 역동적 복지국가 구현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상이 교수는 “신자유주의 양극화의 결과 노동자와 서민의 생활은 갈수록 어렵게 되고, 중산층까지도 경제사회 생활의 불안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소위 ‘범 불안시대’를 살고 있다”며 “이는 일자리 불안과 보육 및 교육 불안, 주거와 노후 불안, 의료 불안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은 스웨덴 등의 북유럽 국가들이 걸어온 복지국가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역동적 복지국가의 완성”이라고 주장했다.
“역동적 복지국가의 모델은 존엄, 연대, 정의를 3대 가치로 삼고 보편적 복지와 적극적 복지, 공정한 경제, 혁신적 경제의 4개의 기둥으로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역동적 복지국가를 위한 전략방향으로는 ‘탈 상품화와 노동진영 강화 전략’, ‘국가 수준에서 제도적으로 복지와 사회권을 보장받는 보편주의’, ‘신자유주의 극복을 위한 조세재정 전략’, ‘북유럽 모델을 우리의 조건과 상황에 맞도록 창조적으로 적용한 정치사회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이상구, “건설예산 10% 줄이면 2000만원 정규직 일자리 창출 가능하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사무처장은 이번 지방선거가 ‘진보적 지방자치의 선례’를 남길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개발공약을 줄여 복지사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사무처장은 “이번 지방선거는 개발 관련 공약이 지역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막연한 환상을 깨고, 지역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을 개선해 줄 수 있는 후보를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후보자들의 개발 위주 공약을 지적했다.
이어 “지역주민들에게 가구마다 1600만원에서 2100만원 정도의 예산이 배정됐지만 이중 400~500만원 정도의 예산이 지역건설과 토목업자들에게 배정되고 있다”면서 “토목 예산을 중심으로 매년 10%정도를 절감하면 이를 재원으로 평균 연봉 2000만원 이상을 받는 정규직 사회서비스 인력을 충분히 고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산에 대한 효과 평가를 사업 추진율, 도로 포장률, 건물 완공 여부 등 토목 건설 사업에 대한 평가지표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예산 투입으로 인해 주민들이 지출하던 비용의 경감 정도, 가구당 가처분 소득의 증가 정도, 실질적인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 개수 등으로 평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홍기룡, “복지공동체 실현의 첫 걸음은 재정배분과 인사문제가 결정적 요인”
마지막 주제발표를 한 2010 제주유권자연대 홍기룡 운영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무분별한 개방과 규제완화로 인해 취약해진 지역경제와 저임금 불안정 노동으로 주민의 삶의 질이 떨어진 제주사회를 ‘복지공동체’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홍 위원장은 “사회적 욕구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지방정부는 열악한 복지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전 도민을 포함하는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복지정책들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는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실현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복지 완성’을 비롯해 ‘안전한 거리와 식탁 복지 만들기’, ‘문화 복지 시스템 구축’, ‘사회적 약자 복지체계 완성’, ‘여성이 행복한 복지 공동체 완성’ 등의 지방선거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홍 위원장은 “지금 제주지방정부의 경우 인사는 조직운영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어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정책제안의 실현과 제주지역의 보편적 복지를 통한 복지공동체 실현의 첫 걸음은 지방정부의 재정배분과 인사문제가 결정적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은 시사제주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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