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입지타당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
약해진 태풍 ‘너구리’로도 2만 톤 케이슨 3기 파손
입지타당성 검증없이 태풍의 길목에 기지건설 강행한 탓
1. 지난 7/9(수) 태풍 너구리로 인해 제주해군기지 남방파제 끝 부분에 설치된 케이슨 3기가 밀리거나 기울어졌다. 해군기지 건설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된 입지 타당성 문제와 설계오류의 문제점이 결국 이번 태풍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증명된 것이다. ‘만(灣)이 아닌 곶(串)’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잘못된 상황을 근본적으로 치유하지 않는 이상 이번과 같은 사태는 지속 반복 될 수밖에 없다.
2. 이번 태풍은 제주에 영향을 미치는 순간 세력이 약화되었으며 강정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서귀포 기상대의 기록에 따르면 순간 최대풍속은 19.5m/sec에 불과했다. 지난 2012년 케이슨 7기를 파손시킨 태풍 볼라벤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위력임에도 불구하고 케이슨이 3기나 파손된 것이다. 제주해군기지는 50년마다 한 번 오는 정도의 강한 태풍에도 견디도록 설계되었다는 해군측 호언은 거짓이며, 앞으로 매해 이번과 같은 사태는 반복, 되풀이 될 수밖에 없음은 명약관화하다. 제주해군기지의 근본적인 입지타당성 문제가 재론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3. 강정마을은 제주도 남쪽 가운데에 위치한 해안마을로 어떠한 태풍이라도 다가와도 반드시 강한 비바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이다. 더구나 만(灣)이 아닌 곶(串)에 항만을 건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피해는 당연히 예견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입지타당성을 재검토하지 않은 채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강행된다면 향후 완공이 된다하더라도 끊임없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용불능의 시설이 될 것이다. 나아가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세금을 낭비하고 제주의 천혜 자연환경을 시멘트 폐기물로 뒤엎어버리는 사업이 될 것이라는 것에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4. 한편 한 기당 최소 2만 톤에 달하는 케이슨이 약한 태풍에 무기력하게 밀려났음에도 정부와 해군은 케이슨 속 채움 공사를 40% 밖에 하지 않아 밀려났다고 밝히며 속 채움 공사를 완료해 무게를 늘렸다면 밀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크게 기울어진 케이슨 1기의 경우는 속 채움 공사가 완료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가 파악한 대로 속 채움이 사실상 완료된 상태에서도 이번과 같은 수준의 태풍을 견디지 못했다면 이는 해군기지 공사의 근본적 문제를 드러내는 매우 중차대한 일이다. 게다가 이 상태로는 물리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도 없다. 기울어진 케이슨을 해체하여 치우기 전에는 방파제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기존의 파괴된 케이슨도 해체하는데 2년이 넘게 걸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파손된 케이슨 해체나 이동 역시 쉽지 않다.
5.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원희룡 도정은 강정치유를 이야기하기 이전에 제주해군기지 방파제 부실에 대한 안전진단 조사단을 즉각 구성하고 파손의 상태와 원인에 대한 철저하고 객관적인 조사에 즉시 착수하라!
둘째, 박근혜 정부는 총체적 부실공사인 제주해군기지 건설 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철저한 설계오류 검증과 입지타당성을 재검토하라!
조사 결과 사업의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제주해군기지 사업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지금 바로잡지 못하면 향후 필연적으로 발생할 재앙은 현 정권이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다. 해군 역시 첫 단추를 잘 못 끼운 사업추진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즉각 이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할 것이다. 끝.
강정마을회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PD20140713_성명_제주해군기지케이슨파손.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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