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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과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조에 역행하는 국토부를 규탄한다

촛불과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조에 역행하는 국토부를 규탄한다

 

“김현미 장관은 제주도의 환경수용력부터 조사하라”

“제주도민은 제주도를 지키기 위해 전 국민과 함께 결연하게 싸워나갈 것”

 

 

 

전 국민적인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공정한 국가 건설의 의지가 유독 제주도에서만은 후퇴하고 있다. 나라다운 나라를 원하는 국민들의 간절한 희망을 외면하고 아직도 낡은 관행과 국가 중심적 사고에 매몰된 일부 관료들의 일방 행정이 제주도의 미래를 갉아먹고 도민의 삶을 옥죄고 있다.

 

국토부의 일방적 제2공항 부지 선정 발표 이후 지난 2년간 성산읍 지역주민들과 시민사회, 제주도민은 쉼 없이 국토부의 일방적 절차를 중단하고 도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제2공항 부지선정 근거인 사전타당성 조사용역의 부실검증을 먼저 하고 기본계획 수립 착수 여부를 결정하라고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지난 21일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했다.

 

국토부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사항인 사전타당성 재조사 요구를 수용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사실은 형식적으로만 재조사를 수용했을 뿐, 결과와 후속조치는 국토부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결국 결론이 이미 나와 있는 구조다. 부실용역 판단의 결과를 자신들이 선정하는 용역사가 결론 내도록 했고 이에 대해 주민들이 반발하자 국토부장관이 위원장인 항공정책위원회에서 결정하겠다고 했다가 마지막에는 발주처인 자신들이 직접 판단하겠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결국 부실용역의 당사자인 국토부가 셀프 검증하고 결론까지 자신들이 내리겠다는 아전인수 격 협의체계를 설계해놓고 주민들에게 받아들이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성산읍대책위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는 사전타당성 용역의 부실문제를 제기함과 동시에 양적 확대 일변도의 제주도의 관광정책 전반에 대한 긴급수정을 요구했다. 또한 제주도의 환경수용력을 먼저 설정한 다음 항공수요관리를 적절하게 수정할 필요가 있음을 타당성 재조사에서 반드시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국토부는 제주도의 관광정책과 환경수용력은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정 원하면 제주도와 주민들이 협의해서 알아서 진행하라고 잘라 말했다. 항공수요관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안했다.

 

국토부의 일방적인 제2공항 건설계획 추진은 도민들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반민주주의적 국가행정의 대표적 사례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조에도 어긋나는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정책 사업이다. 그동안 수차례의 면담요청에도 불구하고 면담을 거부하고 일방행정을 강행하고 있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행보는 촛불시민의 뜻을 소중히 여기고 정의롭고 공정한 국가를 건설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철학과 국정기조에도 맞지 않는다. 국토부장관과 관료들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조를 어기고 역주행하고 있다. 김현미 장관은 즉각 기본계획 절차를 중단하고 제주도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따라서 향후 발생하는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국토부장관과 담당 관료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제주도민은 제주도를 무한한 자원으로 여기고 단기간에 소진시키려는 모든 개발논리와 토건논리에 명확히 반대함을 선언한다. 지난 10년간 관광객이 3배나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가계소득은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고 농가부채는 전국 최고인 제주도민의 조악한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질 낮은 관광정책의 긴급수정과 환경수용력에 맞는 항공수요관리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또한 제주도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주도의 미래 청사진이 새롭게 재편 돼야 한다. 국토부가 제주도의 미래와 도민의 운명을 가름 짓는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토부의 산하기관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곶자왈과 중산간을 파헤치고 중국자본과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제주도를 망쳐왔다면 이젠 한술 더 떠 제2공항까지 유치해 제주도 전체를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처럼 섬의 모든 자원을 고갈시키고 황폐화 시키려 하고 있다. 국토부의 시각에는 토건과 대기업면세점, 저가항공산업의 발전만이 보일 뿐이고 제주도민의 삶은 없다.

 

원희룡지사의 책임 역시 국토부와 같이 크다.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철저히 무시하고 왜곡하며 제2공항 입지선정 과정에서부터 불공정한 개입과 홍보를 일삼고 주민들을 호도했다. 처음부터 성산읍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과 양보를 강요했고 주민들의 호소를 외면했다. 주민들의 아픈 손을 뿌리치고 국토부와 같이 보조를 맞추며 제2공항 절차를 강행했다. 제2공항을 위해 지역주민들을 강제로 내쫓고 관광객들을 초대하는 지사가 과연 도민들의 의사를 대변하고 도민들의 안전과 행복을 책임지는 지사의 자격이 있나 묻고 싶다.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양식의 문제고 도덕성의 문제다. 최소한의 양심과 일말의 책임감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고 주민들을 만나야 한다.

 

제주도민은 제주도민의 운명과 미래를 국토부 기관에게 맡길 생각이 추호도 없다. 성산읍반대대책위와 범도민행동은 제주도민들과 그리고 제주도를 사랑하는 전 국민과 함께 제주도를 망가뜨리고 중국자본과 대기업에게 팔아넘기려는 국토부의 강요에 결코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나갈 것을 천명한다. 꺼져가려는 촛불을 살리려는 제주도민의 투쟁은 전 국민과 함께 활활 타오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17년 12월 26일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